보통, 혼자일때. 종아리와 발바닥이 미칠듯이 아프고 끝없는 성당과 박물관이 지겹고 지루한데, 시간과 돈이 아까워, 극한 체험처럼, 눈에 들어오지 않는 모든 것들을 억지로 구경한다. 그러면서 보라는 풍경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끊임없이 생각한다. 여행이란 뭘까. 혼자하는 여행이란 뭘까. 난 어떤 성향의 사람인가. 심심하고 외롭다. 재미없다. 여행왔는데. 재미 없으면 안되는데. 내가 이 여행을 어떻게 왔는데.
이런 생각들의 무한 반복.
그러다 누군가를 만나 마음이 통할라 치면, 아 역시 여행은 좋은거다. 최고다. 라고 자축한다. 그간의 심심함과 외로움이 싹 날아간다. 역시 이 패턴의 무한 반복,
우습게도,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감정들이 놀랍도록 닮아있다. 공항에 가는 리무진을 탈때의 풍경과 감정, 공항에 내려서, 그리고 누군가를 만나지 못하거나 만나게 되기까지의 감각들. 그러나 문제 상황에 대한 희미한 기시감만이 느껴질 뿐, 그 때 뭘 배웠고 어떤 결론을 냈었고 어떻게 극복했었는지는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니 항상 처음부터 다시 시작인 셈이다.
이게 문제다. 혼자 여행을 하면 '여기'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 대해서만 생각하게 된다. 이게 좋은건지, 나쁜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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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여행후기를 보다가 어떤분이 너무 공감가는 말 하나하나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생각했지만 말로 표현못했던 것을 글로 너무 잘써서 나중에 보고싶어서 그냥 퍼왔다 ..